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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한 발 늦은 2019년 회고록

by 유세지 2020. 1. 2.

 

 

 

 

 진한 흙내음과 함께했던 2019년이 어느덧 다 지나고 전역의 해인 2020년이 밝았다.

1년간 어떤것을 하였는지 정리하고, 다음 1년간은 무엇을 해야할지 계획을 세우려면 역시 회고록만한게 없는 것 같다.

회고록이라는 것 자체를 깜빡 잊고 지내던터라 2020년이 오기 전에 올리는 것은 실패했다. 내년에는 꼭 해가 넘어가기 전에 작성해야겠다.

 

 

 

2019년의 시작과 끝은 부대에서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2019년동안 나는 군인이었고,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군인이며, 봄이 오고 전역일이 되기 전까지는 계속 군인일 예정이다. 특별한 일이 생겨서 의도치 않게 전역하거나, 만에 하나 임관을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은 5월까진 꼼짝없이 군인의 신분으로 지내야한다. 그렇기에 집 또는 학교, 카페 등에서 온전히 코딩에 집중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행히도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통해 입대를 하고 나서도 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사회에서 하던 만큼의 편리함과 자유로움은 없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게 어디인가. 군인의 신분으로는 이 정도면 감지덕지한 수준이다. IDE를 비롯한 프로그램 설치는 명백히 위규이며 보안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입대 전까지 하고있던 안드로이드 앱 프로그래밍은 포기했고 (애초에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도 없는 사양이다), 대신 웹 기반 IDE인 구름ide를 통해 프론트엔드 공부를 시작하였다.

 

 내 코드로 인한 변경점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건 확실히 매력적이었고, 무작정 시작했던 어플리케이션 공부에서는 놓치고 지나갔던 개념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기에 다른 것보다도 웹을 먼저 공부해서 기초를 다져놓으면 나중에 어떤걸 하더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리하자면 웹 개발을 시작하게 된 동기야 어떻든간에 지금은 상당한 재미를 붙였다는 것.

 

2018년의 나는 어떤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짧은 2018년 회고

 

 입대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적었던 회고문에서는 다음 해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다. 내년에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상세하게까지는 적지 못하더라도 대략적으로나마 적었다면 향후에 나를 돌아보며 평가할때 어떠한 지표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부터는 짧게라도 적어두고 연말에 다시 확인해보려한다.

 

 저 당시에 한창 하던 몇 가지 공부가 있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제대로 끝을 본게 거의 없는 것 같아 아쉽다. 알고리즘 공부는 백준으로 50~60 문제 정도만, 그것도 쉬운 문제로 골라서 풀었고. ToDo List 튜토리얼을 따라해봤던 React는 그 난해함과 이를 넘어설 의지의 부족으로 막혀 그 후로 손도 대지 못하였다. SpringBoot 또한 의도하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해서 놓아버렸고, 학교 동아리 팀원들과 함께하던 동아리 웹 사이트 프로젝트는 결국 팀장과 팀원 한 명의 일방적인 캐리로 끝나버렸다.

 

 이것저것 손만 대고 돌아선 느낌이 강했던 2018년을 거울삼아 2019년에는 프로젝트 완성만을 목표로 달려왔던 것 같다. 이 정도면 저 몇 달간 겪었던 일들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HTML / CSS 부터 시작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맛보기식이었던 지난 날들의 HTML 연습과는 달리 이번엔 차근차근히 강좌를 따라가며 이런 저런 페이지들을 구현해보기 시작했다.

 

나만을 위한 전역일 계산기 (2019년 6월)

 

 전역일 계산기 같은 기본적인 자바스크립트로 만들 수 있는 페이지도 있었고,

 

동호인 웹 페이지 (2019년 4월)

 

 부트스트랩 + 프리셋을 적용해서 이리저리 뜯어보며 디자인을 만져볼 수 있는 페이지도 있었다.

 

 이 때가 스택오버플로우도 찾아보고, 직접 구현도 해보며 웹 사이트의 구조에 대해 어느정도 감을 잡아가는 시점이었다. 아직도 모르는게 한참이나 많고 알아가는 중이지만, 굵직한 개념은 공부를 해보기도 하고 직접 부딫혀도 보며 넘어간 덕분에 그 다음, 그 다음 페이지를 만들어 갈 때 조금씩 빨라지고, 수월해졌다. 나중에는 이런 저런 코드들도 찾아서 내 사이트에 맞게 적용시켜보니 정말 즐거웠다!

 

 

이론 공부도 해보고 싶었으나

 

 국가에서 군인들에게 제공해주는 자기계발 사업 중 국가기술자격검정시험이 있는데, 마침 4~5월경에 정보처리기능사를 취득할 수 있는 시험이 있다고 하길래 곧바로 신청했다. 이런 분야의 자격증 공부를 해보는건 처음인지라 학교 선배들에게 난이도에 대해 질문했었는데, 선배 중 한 분은 중학생때 이미 취득했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어려운 시험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준비를 해보고자 서점에서 기능사 기출문제라도 풀어보려 책을 찾아보았는데 정보처리기능사는... 문제집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정보처리기사 문제집은 있었기에 구매해서 한 번 쭉 풀어보고 갔다.

 

 필기는 무난하게 통과했고, 실기시험도 있었는데 실기는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아예 감이 안잡혀서.. 인터넷 검색 몇 번 해보다가 치러 갔고, 신기술영역? 의 몇몇 문제를 제외하고 다 맞춰서 (특히 알고리즘은 너무 쉬웠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점수로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덕분에 포상휴가도 다녀왔다.

 

 다만 난이도가 난이도인 관계로 이론 공부는 크게 못한것 같아 아쉬웠다. 이 부분은 다른 책들과 학교 수업으로 채우는게 좋겠다.

첫 오프라인 강좌와 국방부 해커톤...?

 

군인이 된 컴공이 사는법 포스트에 올렸던 글 일부

 

 국방부오픈소스아카데미 라는 온라인 강좌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듣기 시작했다. 마침 Web과정도 진행중이기에 바로 수강을 시작했는데 부족한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주는데 톡톡한 역할을 해주었다. 강좌를 촬영할 당시가 지금과 시간적으로 차이가 나서 상대적으로 예전에 사용하던 테크닉(?)들이 많이 들어가있다는 의견들이 꽤 있었지만 그거야 어느정도 수준에 오른 개발자들에게나 통용되는 이야기이고, 나처럼 주먹구구식으로 그때 그때 찾아서 코딩하던 사람에겐 커리큘럼이 짜여진 강의는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였다.

 

 자바스크립트 중급과정까지 수강하고나니 따로 집체교육을 진행해준다는 말에 고민없이 신청을 넣었다. 몇 가지 이론 평가와 코딩테스트가 있긴 했지만 평소 풀던 알고리즘 문제보다 낮은 수준이었기에 어렵지 않게 모두 풀었고, 집체교육 대상자로 선발되어 교육파견을 다녀오게 되었다.

 

 현장에서 최근의 웹 트랜드와 Vue.js 등 오프라인 강의도 진행했고, 약 4일간의 일정동안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해커톤도 진행되었다. 집체교육의 자세한 후기는 여기

 

 이때 들었던 강좌들 중 velopert님과 zerocho님의 강좌도 있었는데, 이걸 계기로 교육이 끝난 후에도 찾아서 듣게 되었다.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너무 만족스러운...

 

 

공부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도록

 

 육군에는 용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마당이라는 인트라넷 페이지가 있다. 각종 IT정보가 많이 올라와 심심할때 많이 보는 편이었는데 몇몇 전우님들이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내용(C, C++, Python, JavaScript, JQuery, 머신러닝 등)도 연재하시는 걸 보고 사회에서 많이 공부하고, 부대 내에서도 열심히 손코딩을 해가며 익혔던 자료구조에 관련된 내용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공부한거 안 까먹으려고 혼자 정리하는 느낌으로 쓴 글이었는데 많이 봐주신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분들이 언젠가 내 블로그에 있는 글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부끄럽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실제로 서비스를 해보자

 그 동안 꽤 연습을 하고 나니 뭔가 하나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않을까?' 보다는 '이제는 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아무것도 없이 널리고 널린 플래너, 투 두 리스트를 만들면 물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자체로도 괜찮은 프로젝트가 될 수 있었겠지만 철저하게 흥미 위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보니 썩 내키지 않았다. 내가 관심이 있고, 만들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프로젝트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게임 아이템 분석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단풍이야기 좋아하세요? 메이플 추가옵션 분석기 (2019년 12월~)

 

 처음 만들어보는 서비스라 그런지 컨텐츠 구성부터 기능 구현, 모바일 반응형, 디자인까지 신경써야할게 너무 많았다. 우분투를 다루는게 미숙해서 집체교육에 가서 배워 온 Vue.js 는 결국 사용하지 못하고, 부트스트랩과 바닐라 자바스크립트로만 만들고 있다.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어느샌가 개인정비 시간을 온전히 여기에 할애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니 나름 뿌듯했다. 1월중으로 도메인을 구입하여 서비스 한다는 목표를 잡아놓으니 한 눈 팔지않고 잘 달리고 있는 것 같다.

 

 

개발 외적인 부분에서

 건강을 위해 운동도 시작했다. 맨몸운동부터 중량 운동까지 여러가지를 고루 하다보니 몸이 좋아지는 착각도 들고 하루를 의미있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 위안이 되었다. 이 기세라면 사회에 나가서도 헬스장을 다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운동에도 재미를 붙인 상태인데 오히려 체중은 늘었다. 이런...

 

 

마무리

 2018년도 바쁘게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2019년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그 이상을 보여줬던 한 해였다.

 

 이 쯤에서 내년 목표를 잡아보자면

1. 1월 중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꾸준히 관리하기

2. 건강하게 전역하기

3. 2학기에 복학해서 좋은 성적 받기

4. 팀 프로젝트 프론트 엔드 포지션으로 1회 이상 참여하기

5. 운동은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하기

 

 

마지막으로, 내년 회고록도 올해처럼 기분좋게 작성했으면 좋겠다.

더 바쁘고, 알차고, 행복한 2020년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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